서론
아는 개발자 선배분이 스타트업에 계시는데, 시에서 next 유니콘을 뽑는 최종 발표회에 시민평가단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하셨다. 꿀알바이기도 하고 생각보다 규모가 있는 프로그램이라서 발표를 듣고 싶어 참여했다.
최종 평가 발표회이고, 심사위원분들과 시민평가단이 평가를 해서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기업이 3억원의 상금을 얻고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시민평가단은 5개의 기업에 대해 자율적으로 2500만원의 돈을 나누어 투자하며, 많은 투자금을 받은 회사는 평가 점수를 높게 받는다.
평가 기준
- 기술, 사업 모델의 독창성 및 차별성
- 글로벌 진출 가능성
-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 계획 및 가능성
발표 평가 & 심사위원 질문
평가를 받는 사람이 아닌 평가를 하는 사람으로서 참여하며 여러 인사이트를 얻었다.
5개 중 하나의 회사를 제외하고 모두 AI 기반 스타트업이었다.
스타트업을 평가할 때 심사위원단분들이 주로 3가지의 관점에서 질문을 하셨다.
1. 원천 기술
- 기술의 완성도와 특허, 평가기관 등으로부터의 검증 여부
기술적으로 얼마나 완성도가 있는지, 그리고 그 기술이 특허나 평가기관 등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부터 검증을 받았는지를 본다.
아무래도 발표에서는 모든 기술이 훌륭하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지표나 다른 기관으로부터의 검증이 있으면 신뢰도가 있다.
- 떠오르는 신기술의 경우 적절한 평가 기준과 검증 기관이 부재할 수 있음에 유의
한가지 예외가 있는데, 기업에서 현재 떠오르는 기술을 기반으로 할 경우 적절한 평가 기준과 검증 기관이 없기 때문에 유의해야한다.
한 기업이 이러한 경우였는데, 한국 시장을 선두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어필하였고 꼬리 질문으로 심사위원이 시장의 후발주자들에 비해 어떻게 차별점을 얻을 수 있냐는 질문이 나왔다.
해당 기업의 기술은 5년 동안 기반 기술을 다질만큼 기술 장벽이 높았기 때문에 오히려 장점으로 넘어갔다.
2. 사업 모델
- 기술의 가치를 사업에 잘 녹여 매출을 창출했는지
- 실제 수익인지 거래액 기준 산정인지 구분
사업 모델에서는 주로 매출 이야기가 나왔다.
해당 기술의 가치를 사업에 잘 녹여서 매출이 얼마 나왔는지 주로 물어보셨다.
발표에 참여했던 회사들은 5억에서 20억 범위의 매출이 존재했고, 해당 매출이 실제 수익인지 아니면 거래액 기준으로 산정한 것인지까지 물어보셨다.
- 미래 성장 가능성과 더 많은 투자를 위한 준비 계획
또한 주요한 평가 포인트는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었다.
당연하게도 스타트업이라 매출이 당장 많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유니콘을 뽑기 때문에 더 많은 투자를 받기 위해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를 물어보셨다.
✅ 미래의 계획이 외국을 대상으로 하거나, 다른 도메인으로 확장하는 경우 사업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주의해야한다.
3. 지역 사회 기여
-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 현황과 계획
시에서 하다 보니 지역 사회에 어떠한 기여를 하고 있고 할 계획인지 질문이 많이 나왔다.
지역 소재 대학에 장학금을 기부하는 회사도 있었고, 스타트업 구성원이 지역 대학 출신인 곳도 있었다.
지역에 회사가 있고 공장이 있다라는 답변이 주였다.
- 단순히 지역에 소재하는 것 외에 실질적인 지역 사회 공헌 계획의 설득력이 중요함
사업과 지역 사회를 이어 설명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 경우에 실제로 해당 수익을 지역 사회에 어떻게 공헌할 것인지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지면 점수를 많이 못받을 것 같아 주의해야할 것 같다.
당연하게도 회사는 수익을 창출하는 공간이니 허물뿐인 말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면 될 것 같다.
발표 인사이트
발표를 듣고 평가하는 관점에서 어떤 부분을 보완해서 나에게 적용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았다.
1. 청중을 이해시켜라
- 배경 설명에 치중하기보다 결과를 강조하여 성과를 인상 깊게 전달하자.
당연히 여기 발표회에 나온 회사들은 어느정도 성과를 이룬 회사들이다.
발표를 들을 때 배경 설명을 위주로 하고 결과는 짤막하게 이야기해서 실제로 괄목할만한 성과인데도 인상깊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발표를 듣고 나서 q&a 시간에 해당 이야기가 나오고, 충분한 부가 설명을 들은 이후에 굉장한 성과임을 깨닫게 되었다.
- 청중을 설득시키지 못하면 이룬 결과를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
아무리 좋은 결과를 가지고 있어도, 청중을 이해시키지 못하고 듣는 입장에서 유추해서 이해하는 식이라면 가진 결과를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이룬 결과도 중요하지만, 이룬 결과를 잘 설득시키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 근거와 결과는 경험과 수치로 보여주기
- 특허, 판매 수치 등 구체적인 근거로 차별점과 성과를 어필하자.
청중과 심사위원은 해당 사업의 도메인에 대한 이해도가 깊지 않다.
그래서 좋은 결과라고 강조해도 경쟁 기업에 대해 얼마나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지 이룬 경험과 수치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의심을 품게 된다. 발표에서도 특허 기술 상장을 보여주거나 얼만큼의 판매를 이루고 있는지 수치를 보여주었을 때 설득력이 있었다.
- 개발자의 애정과 노력이 담긴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청중과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발표자가 해당 기업의 판매 상품/서비스에 애정을 가지고 개발한 경험을 이해했을 때 청중과 좋은 유대감이 쌓였다.
아무래도 기술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개발하는 사람이 애정을 가지고 만든 기술이라는게 진심으로 느껴지고 결과가 뒷받침된다면, 미래에 계획하는 기술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쌓여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 경험과 수치로 뒷받침된 설득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자.
경험과 수치는 개발 포트폴리오에도 마찬가지인듯 싶다. (갑자기 뼈를 맞았다...)
3. 좋은 결과와 함께 차별점이 필요하다.
두가지 측면에서 이 부분은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1. 모두가 어느 정도 좋은 결과를 가지고 있다.
- 차별화된 기술, 도메인, 안정성 등으로 차별점을 어필하자.
발표하는 회사들은 어느정도의 수익도 있고 좋은 결과를 만들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최종 발표까지 올 수 있었을 것이다.
어느정도까지는 모두 좋은 결과를 가지고 있고, 누가 더 좋은 상을 탈 수 있을 것인지는 차별점으로 갈린다.
차별점은 경쟁사와 다른 기술로 문제를 푼다던지, 해당 도메인이 한국에 없는 기술이라던지, 보장되는 상품을 가지고 이미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어서 안정적이라던지 등이다.
- 차별점을 청중에게 잘 설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차별점은 평가하는 사람이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져 개인적인 거겠지만, 기업이 어필하는 차별점을 청중에게 잘 설득시키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스타트업 구성원이 OO 대학 또는 OO 회사 출신이라고 소개하는데 시간을 쏟지 말고 상품, 서비스를 설명하는데 시간을 쏟았으면 좋겠다. 물론 스타트업에서 구성원이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어떠한 출신이 항상 결과를 잘 내는 것을 보장한다고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지 않았다.)
2. 대기업에서 이미 시도하지 않았을까?
해당 내용은 나에게 적용되지는 않지만 관련 내용이라 정리해보았다.
- 대기업과 다른 문제 해결 방법으로 새로운 결과를 도출하자.
사실 좋은 결과들은 대기업에서 먼저 시도해본 경우가 많다.
심사위원 질문에서도 해당 사업 아이템이 대기업에서 시도했다가 투자 비용 대비 수익 창출이 어려워서 접었다는 질문이 나왔다.
이건 문제 해결 방법과 관련이 있는데, 똑같은 문제를 어떻게 새롭게 풀어서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었는지 이야기한다면 굉장한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대기업과의 협업 시 스타트업의 역할을 명확하게 밝히자.
또한 발표에서 대기업과의 협업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협업시 어떠한 부분을 해당 스타트업이 수행하는지 뚜렷하게 밝혀야 좋을 것 같다. 관련해서 심사위원 질문이 들어왔다.
나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나의 차별점을 어떤 것으로 가져가면 좋을지 상상해보았다.
성실함과 열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추상적이라서 설득이 잘 되지 않을 것 같고, 근거가 없으면 오히려 독이 될 듯 싶다.
개발자는 프로젝트 기획 아이디어의 참신성보다는 얼만큼 기술적 깊이가 있고 트러블 슈팅을 어떻게 했는지가 차별점이 될 것 같다.
프로젝트에 시간을 쏟아서 나를 ppt로 소개할만한 재료를 만들고, 그 발표가 내 마음에 들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 하며..
많은 기대를 가지지 않고 참여했는데, 생각보다 얻어가는 점이 많아서 뜻깊었다.
나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열정적인 발표자분들 속에서 동기부여도 많이 받았다.
멋진 개발자가 되기 위해 더욱 열심히 하고, 오늘 얻은 인사이트를 나에게 잘 녹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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